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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이 나르샤] 흡혈귀기타 2016. 7. 3. 22:10
[육룡이 나르샤] 흡혈귀 흡혈귀. 실제로 봤다는 인물은 드물지만 실제로 존재하며, 일정한 형태가 없이 저들끼리만 교류하며 간신히 피가 전해지고 있는 종족 중 하나이다. 개중에 유일하게 흡혈본성을 억제할 수 있는 부류가 하나 있는데, 그것이 바로 인간의 형태를 한 흡혈귀. 길가吉家이다. 대대로 길 씨 가문엔 흡혈귀의 피가 진했다. 그것을 숨기기 위해 전국을 누비며 다닌 것이 두 형제의 아버지 ‘길 염수’. 허나 그도 한계에 다다랐다. 그것은 두 형제 중 아우의 본성이 워낙에 특이했기 때문인데……. 한 마을에 도착했을 때에, 아우 태미의 ‘그 행태’가 유난히 심하여 아비가 붙고 형님이 붙들어도 이를 막을 수가 없으니 결국 어미가 죽었다 하더라. 안타까움은 잠시이고 아비는 방편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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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이 나르샤] 키워드기타 2016. 5. 2. 14:04
[육룡이 나르샤] 키워드 연성 다 큰 녀석이 벌건 대낮에 이렇게 누워 자면. 선미가 속삭였다. 태미는 얼굴에 드리웠던 볕이 사라진 줄도 모르고 꿈나라다. 선미가 가만히 태미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뒤통수의 볕은 따가운데 얼굴에 진 그늘은, 콧등에 닿는 숨은 서늘하고 간지럽다. 부끄럽지도 않니. 태미야. 톡, 반 시진 전 근처 밭에서 따다온 커다란 해바라기로 남은 볕을 가려본다. 비어있던 턱끝까지 완전히 그늘로 물든 태미의 얼굴을 바라보다 짧게 입맞춤을 하였다. 해바라기가 있어 다행이었다. 태미가 작게 칭얼거리며 잠에서 깨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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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이 나르샤] 꿈기타 2016. 4. 23. 00:05
[육룡이 나르샤] 꿈 태미에게는 형제가 있었다. 한날한시에 태어난 쌍둥이의, 성은 같은 길吉씨요 이름은 선미善味라는 아주 꼭 닮은 남자형제가. ‘있었다’는 것은 지금은 없단 이야기다. 어릴 적 어떠한 연유로 죽어 세상을 떠났다고 아버지와 어머닌 말씀하시곤 했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어릴 적부터 하여 다 클 때까지 네댓 번은 더 들었다만, 사실 태미는 기억에도 없는 형제에 대하여 별 관심이 없었다. 어떤 꿈을 꾸기 전까지는 말이다. 어떤 꿈. 그게 무엇이냐면 바로 저가 ‘길 선미’가 되는 꿈이었다. 꿈속에서 선미가 된 그는 어떤 연유에선지 악귀가 되어 허공을 떠돌고 있었다. 정확히는 어떤 집 앞을 서성이고 있기에 고개를 갸웃하곤 그 초가집 안에 쑥 고개를 집어넣었다. 두리번 방 안을 살펴보니 자그마한 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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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이 나르샤] 천둥번개기타 2016. 4. 23. 00:00
[육룡이 나르샤] 천둥번개 두 형제가 어릴 적이었다. 낡은 초가에 살며 이런 일 저런 일 함께 견뎌온 선미와 태미다. 한 날 한 시에 태어난 쌍생임에도 둘은 무척이나 달라 얼굴을 제외하곤 과연 쌍둥이인가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선미는 의젓하였고, 태미는 어여뻤다. 사내아이에게 어여쁘단 말은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지만 사실이 그러했다. 태미는 웃음마저 어여뻤고 활발하지 못한 선미와 반대로 호기심도 많고 늘상 밝았다. 하여 선미는 제 아우인 태미를 지켜주려는 경향이 있었고 태미 또한 제 쌍둥이 형인 선미를 제법 의지하였다. 거의 일방적이었던 그 마음이 처음으로 변화를 보인 것은 아직 그들이 어렸던 어느 날, 땅이 꺼질 듯 비가 내렸던 때이다. 쏴아아 빗줄기가 바닥에 곤두박질치고 하늘은 번쩍하고 울었다. 허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