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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이 나르샤] 아파트 주민이 나르샤기타 2016. 1. 17. 17:20
[육룡이 나르샤] 아파트 주민이 나르샤
*본 글은 ‘육룡’ 아파트에 사는 길 뫄뫄 씨가 쓰신 일기입니다.
일기.
어릴 때 이후로 처음인데, 얼마 전 후배가 암호도 아니고 글을 해도 해도 너무 못 써서 보고서만 보고는 대체 무슨 내용인지 유추할 수가 없으니 제발 뭐라도 쓰는 연습을 좀 하라고 했다.
그래서 쓴다.
-2016.01.01
안 쓰다 쓰려니 맨날 까먹는다. 적룡아, 미안하다.
-2016.01.08
뭐 쓰지.
-2016.01.09
쓸 게 없다.
-2016.01.10
적룡이랑 김치볶음밥 먹었다. 좀 짭더라.
-2016.01.11
어제 야간근무하다 집에 갔더니 태미…(찍찍 그어져있다)가 아랫집 사람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뭔 얘길 그리 시끄럽게 하나 들어봤더니 얘기하는 게 아니라 싸우는 거였다. 명찰을 찾다가 생각해보니 서에 두고 나왔길래 명함 꺼내서 들려주곤 아직 서에 있을 적룡에게 인도했다. 그러고 동생…(마찬가지로 찍찍 그어져있다)까지 보내고 조용히 TV나 보려고 했더니 하도 빽빽대며 시끄럽게 굴어서 결국 같이 갔다.
“아니, 이 놈이 갑자기 대뜸 남의 집 두드리더니 ‘503호…되십니까…’이랬다니까?”
“…노래가 너무, 시끄러워서.”
“뭐? 노, 노래? 노래라니. 그게 어떻게 느이 집까지 들려?”
“아악! 시끄러! 좀 조용히 좀 해! 그리구, 그 노랜 나도 들었어! 땡땡땡! 32점!”
“땡? 때앵? 그리고, 32점? 야! 니가 뭔데 점수를 매기고 난리야!”
난리도 아니었다. 그냥 한 대 치고 조용히 시키려다 후배가 말려서 참았다.
-2016.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