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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탐/뷰마] 현준이와 구형이기타 2017. 2. 11. 21:39
"현준아." 저와 비슷한 음성이 저를 부름에, 현준이 뒤를 돌아보았다. 뭐 왜 또 무슨 잔소리를 하시려고? 고깝게 쳐다보니 상대는 너는 또 뭘 그렇게 날을 세우고 그러냐며 잔소리하려는 거 아니라고 아이 구슬리듯 말했다. "현준이 너 내일 아부지 생신이시라구 그러지 않았어? 근데 이렇게 늦게까지 여기 계속 있어두 돼?" 상대, 구형은 현준과 같은 얼굴로 걱정과 의아함이 담긴 표정을 지었다. "그 꼬장꼬장한 노친네 생일이 나랑 무슨 상관이라고." 어이없다는 웃음과 함께, 쓰잘데없는 소릴 지껄인다며 현준은 술잔을 들었다. 짜증스럽게 벌컥벌컥 한 잔을 죄다 비운 그는 구형과 놀랍도록 닮았으나 남다른 성질머리나 표정으로 하여금 구형과는 완전 다른 인물임을 새삼 깨달을 수 있게 하였다. 구형과 현준은 서로의 얼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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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사해리포터 2016. 12. 5. 18:08
[신비한 동물사전] 퍼시벌 그레이브스 크레덴스가 갑자기 움츠러들지 않거나 말을 더듬지 않을 땐, 그가 곧 폭주하리란 신호였다. 그레이브스는 마른침을 삼켰다. 그레이브스의 얼굴을 보고 또 그날 일을 떠올린 것일 테다. 크레덴스 이 소년은 그날 그레이브스가 입었다던 새까만 코트와 지팡이를 보기만 하면 늘 불안해했다. 심하면 이렇게 폭주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몰래 나가려던 참이었는데. 그레이브스는 황급히 입고 있던 까만 코트를 벗고 지팡이를 내던지듯 놓았다. 저도 모르게 긴장하며 급히 삼킨 숨을 고르고서, 그레이브스는 조심스럽게 소년을 향해 눈을 맞추었다. 소년은 그레이브스를 목격한 그 시점에 시간이 멈춘 것처럼 서있었다. 푹 숙여진 고개 아래, 아무런 이상증상 없이 고요한 몸과는 달리 점점 더 파리해져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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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다 형제기타 2016. 11. 24. 18:50
시마다 일족은 다 검은머리에 황색피부 가지고 있는데 예외가 있었으니 바로 한조의 동생 겐지. 겐지만 녹색머리 하얀 피부여서 겐지는 자라면서 은근한 눈초리와 편애 등을 겪었는데, 그 중 특히 늘 비교 대상이 되곤 했돈 한조에게 약간의 열등감을 가지고 자라게 된다. 한조는 그런 동생이 신경 쓰였다. 생김새가 많이 다르다해도 가족이기 때문이겠지, 한조는 생각했다. 시마다일족의 규칙을 중시하는 아버지도 물론 존경하고 따랐지만 그는 어머니도 좋아했으므로, 그러한 어머니가 신경 쓰시고 안타까워하는 자신의 동생 겐지에게 눈길이 안 가려야 안 갈 수가 없었다. 세 살 터울의 겐지는 그래도 꽤 재능이 제법 있는 편이었다. 온전한 시마다의 핏줄이 아니라 걱정은 하였으나 제법 어린 나이에 시마다 일족의 용을 각성하기도 하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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